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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3...

Nunki★ 2020. 8. 23. 16:53

원래는 여유롭게 집에서 있다가 맛집 탐험을 가든지,

아니면 짧게 근교 여행을 갔다오든지 하려고 했던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말도 있지 않는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계획이다' 라는 말. 

 

 

참, 재미있는건지, 웃기는건지, 슬픈건지 모르겠지만, 지난 월요일, 즉 대체 공휴일에 일을 했고,

일을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후방추돌을 당했고, 상대방 과실 100%로 나온.

 

문제는 나는 다음날 - 화요일 - 까지 일을 하고, 그 뒤에는 6일동안 쉴 예정 - 연차 2일을 넣으면 6일을 쉴 수 있었던! - 이었으며, 내가 몰고 다니는 차는 특장 - 특수장비를 장착한 차량. 대충 말하자면 개조한 차량 - 차량이고, 뒷 쪽이 개조된 차량이었는데, 뒤를 박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고를 낸 분은 상당히 운이 안좋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차를 고치는 것도 부르는게 값이고, 단단한 부분을 박아서 충격도 나한테 다 와버린지라 나도 아프게 되고. 

 

 

부랴부랴 회사에 이야기 하고, 당일날은 반차쓰고, 쉬다가 시간되어서 귀가를 하고, 그 뒤에 병가를 내었다. 그런데 또 지난주가 8월 15일이었네? 그래서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통원 치료를 매일 받는 것도 문제 + 그러다가 괜히 코로나에 감염될 것 같기도 하고, 오랫동안 앉아있으면 아픈 문제 때문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하면 전화위복이긴 하다. 어차피 코로나가 퍼지고 있어서 집콕을 해야됐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한편으로는 사고난 분께 죄송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불편하게 계속 있어야 됐나? 싶기도 하니까 그런 마음이 사라지기도 하고 그렇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욱신 거리는걸 느끼면... 그렇게 썩 좋은건 아닌듯. 거기다가 병가기간은 일한걸로 쳐주지도 않으니, 실적이나 평가도 내려가는 것도 덤이고.

 

어찌되었든, 병원안에 있으니까 시간 가는것도, 날짜가 가는것도 모르겠다. 잠깐잠깐 밖에 나가서 산책좀 하고, 한바퀴 돌고 그러는게 전부이니까. 덕분에 밀린 것들은 보고 있는 중이다. 밀렸던 드라마라든지, 프로그램이라든지. 그래서 지금은 '하트시그널'을 보고 있는 중이고, 한 시즌 다 봤으니 책을 이어서 볼까 생각중이다. 책 하나 보고 프로그램 하나 보고. 원래는 영상물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 왜냐면, 궁금한게 있으면 참지 못하니까. 끝까지 봐야되니까. - 그래도 지금 처한 환경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뭔가 소리나는걸 하기에는 병실 분들한테 민폐고, 활동을 하자니 깁스하고 휠체어 타게 될거 같고... 그런 딜레마이니까. 

 

 

그래도 오늘 잠깐 나갔을 때, 바깥 날씨가 좋아서 잠깐 폰으로 사진을 담아왔다. 지금 있는 병원이 내가 중, 고등학교 때 시절을 보냈던 공간이기도 해서 문득 옛날 생각이 나기도 했다. 

 

 

오랜만에 여름의 싱그러움이 담겨있는 느낌.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날이 괜찮았다. 코로나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입원해있었다면 억울했을것 같다. 

 

 

 

오랜만에 이 길을 바라본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이 다녔었는데.

 

그래도 주요 시설물 중 하나가 그대로 있어서 반갑긴 하다. 색이 변하긴 했지만. 

 

 

문득 중고등학교때 경험들이 갑자기 머릿속으로 빨려들어와서 당황스럽기는 했다. 그래도, 즐거웠던 경험이긴 하니까. 그리고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니까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식으로 마주하게 될지는 몰랐는데 말이지. 그래도 주요 건물이 바뀌지 않아서 기억하는 것 같다. 만약에 그런 건물조차 없었다면 여기가 거기인가? 하고 당황했을지도. 

 

 

날이 좋아서, 나름 기분이 괜찮아졌었다. 마음대로 못나가서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잠깐이라도, 이렇게 바람쐬고 산책하고, 생각할 수 있는게 어디인가. 

 

이따 해떨어지면 마저 다녀봐야겠다. 지금은 다니기에는 살짝 더운듯 하니...

 

 

이제 오늘이 처서이니, 이 여름도 끝자락에 다가오는 것 같다. 

가을에는, 겨울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어떻게 변해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