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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5... 동인천역 주변. [신신분식/신포시장]
    Photograph/Travel 2020. 8. 16. 12:50

     여느때처럼 인터넷을 보고 있다가, 어떤 게시물을 봤다.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는 음식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오랜만에 옛날의 추억도 생각이 나고, 가보면 어떨까 싶어서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봐야겠다 싶어서 짐을 챙겨서 갔다왔다. 

     

     뭐, 거창한 곳을 간 것도 아니고, 멀리 간 것도 아니긴 하다. 원래는 전날 가려고 했었는데, 전날 아침(아점?)에 먹은게 배가 안꺼졌던지라 가봤자 소용이 없을 듯 하여 가지 않았다. 평일이라 전날이 한산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어제도 한산하긴 했지만. 

     

    먼저 아침겸 점심을 도착해서 먹고, 그 뒤에 한바퀴 돌고 오려고 했는데, 다들 영업시간이 11시부터라고 한다. 그러니 굳이 일찍 갈 필요는 없어서 돌아가는 교통편을 택했다. 바로 버스...

     

     

    대충 가는데, 1시간 정도 걸린 듯 하다. 탄 시간이 10시 즈음이었는데, 도착한 시간이 11시였으니까. 

    일반적으로 가는 코스 (버스 타고 지하철 역 가서 지하철로 도착)는 약간 빠르게 도착하긴 하지만, 일찍 도착해서 딱히 할 것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버스는 오래 걸리긴 하지만 한 번 앉으면 목적지까지 쭉 갈 수 있고, 환승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오랜만에 길게 버스를 타보는 것 같았다. 어디 가려고 할 때면 예전에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시간에 쫓기고, 제일 빠른 편으로 가려고 했고 그랬는데, 오늘은 웬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름대로 옆동네라면 옆동네로 가는거지만, 그 사이에 광역지자체도 바뀌고, 기초지자체도 몇군데가 바뀌는지라 미묘하게 다른 모습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긴 했다. 아무래도 서울로 들어가는 일은 많지만(심지어 출근하니!), 인천으로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그러면서 예전에 봤던 - 그러나 끝까지는 읽지 못했던 - 책에 나와있는 말이 떠올랐다. 레버리지라는 책에 나와있던 말인데, 내가 직접 운전을 해서 가는 것과 무언가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하는 것 - 직접 운전하지 않는 - 중 어느 것이 나은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결론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는거다. 왜냐면, 직접 운전을 하는게 어떻게 보면 더 편할 수 있지만 '나 자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 시간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며, 무언가 비생산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운전하는 동안에는 운전하는 행위에만 집중하게 되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면 그 시간을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문득 길게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고, 그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도 할 수 있었고, 잠깐 짬을 내어 책도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자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런 덕분에 명절 연휴 때 기차 예매가 박터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물론 기차는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안막히는 이유도 있겠지만. 

     

     오랜만에 본 동인천역. 여러 가지가 바꼈다. 정확히 14년? 만에 다시 온 것 같다. 대학생 때는 그래도 물가가 싸다는 이유 때문에 그리고 인천에 사는 분들을 본다는 이유 때문에 가끔씩 오긴 했는데, 이상하게 그 뒤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옆 - 이라고 해야되나, 근처라고 해야되나 - 에 있는 인천역, 차이나타운은 그래도 몇 번 갔었는데. 뭐, 특색이 없거나 크게 신경을 안써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흔적은 남아있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동인천역' 건물. 그건 그대로였다. 십여년전에 왔을 때랑 같은 느낌. 그래서 반가웠다. 너무 오랜만에 온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고. 

     

     

     그 때는 가려고 했던 목적이 '신포시장'에 있는 것들이었던지라, 신포시장쪽으로 바로 갔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돈까스를 먹기 위해서 갔던거고, 계속 사람들이 언급했던, 그러면서 최근에 TV에는 안나왔던 그 곳을 가기 위해서 방향을 옮겼다. '신신분식'쪽으로. 

     

     

     봤던 인터넷 글에서 주변에 '생선구이 가게'가 많다고 했는데, 보다 보니까 '동인천 삼치거리'라고 써있었다. 개인적으로 삼치를 좋아라하는지라, 다음번에는 삼치를 먹으러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밥반찬으로 파는 경우가 많아서 밥을 먹어야 되나, 아니면 구이만 해서 술을 마셔야 되나 라는 고민을 잠깐 해봤다. 아니면 다른 사람하고 같이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 

     

     

     오늘의 목적지 중 하나인 '신신분식'. 생긴건 저렇게 생겼다. 그리고, '영업합니다'라고 써있는데, 써있을만 했다. 왜냐면.. 딱 봤을 때는 엄청 한가해 보인다. 아니, 문을 안연거 같았다. 그런데, 안에 들어가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게, 1층은 일종의 '대기실'이다. 2층이 '본 식당'이고. 그러다 보니 문연지 얼마 안됐을 때 간 경우 + 사람이 별로 없을 때 간 경우가 겹친다면 얼핏 보고 문 닫은줄 알고 발을 돌릴 수도 있다. 나도 그럴 뻔했으니까. 

     

     

     2층에 올라오면 이런 느낌이다. 분식집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종의 FAQ같은것도 써있다. 규모나 유명세에 비해서 일하시는 분의 수는 적은 듯 보여서 바쁜 시간대에는 일일히 대응하기 힘들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돈까스를 먹으러 온건 맞으니, 돈까스를 먹어야 되는데 특돈까스라는 것이 보여서 그걸 시켰다. 그리고 먹고 나온 뒤에 시장을 돌면서 후회했다. 왜냐면... 뱃속에 다른게 들어갈 공간이 더 이상 없었기 때문에. ㅠㅠ 혹시라도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군것질거리를 집어 먹는 재미로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특돈까스를 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뱃속의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먹을건 많으니까.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있는 밑반찬. 그 외에 필요한건 갖다먹으면 된다. 그런데, 이걸로 충분했다. 

     

     특돈까스. 분식집의 그 돈까스 모양이다. 돈까스가 크게 4장이 올라가 있고, 샐러드, 피클, 마카로니 샐러드, 밥이 있다. 혹시라도 나는 다음번에 이걸 시키게 된다면, 밥은 빼달라고 할거 같다. 돈까스만으로도 충분해서..

     

     

     깔끔하게 처리했다. 같이 나오는 국은 떡만둣국의 국물을 주는지라 더 괜찮았다. 경양식 느낌은 아니지만, 분식집에서 이정도 가격 - 8천원이다. 참고로 일반 사이즈는 6천원이다. - 에 이렇게 배를 호사롭게 할 수 있다는건 참 좋은것 같다. 이 외에 떡볶이, 라볶이나 우무도 많이 먹는거 같은데, 혼자 가서 먹지 못해서 안타까웠다. 다음번에는 누굴 하나 데리고 가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먹고나서 한바퀴 좀 돌아봐야겠다 싶어서 걸었다. 배가 너무 불러서... 그런데 걸어도 배가 안꺼졌던게 함정이다. 그냥 인천역까지 걸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이후에 미용실 예약해뒀던게 있어서 너무 늦어지면 문제가 될 것 같아 그냥 주변만 돌았다. 신포시장 쪽으로. 

     

     뭔가 옛스러운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부천은 이런 느낌을 가진 공간이 별로 없어서 괜찮은듯. 

     

     

     돈까스 가게를 봤을 때, 후보를 몇 군데 알아봐둔게 있는데, 그 중에 하나였던 곳. 이집트 경양식이다. 익히 알려진 공간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이 꽤 있었다. 점심시간인것도 있겠지만. 다음번에는 여기를 가봐야겠다 생각했다. 다만, 혼자가기는 약간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계속 걸으면서 했던 생각 덕분에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제대로 된 일을 얻고, 여유 시간이 생기면서 매년마다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가 '해외여행 다녀오기'였다. 그리고 작년 같은 경우에는 제주도도 갔다오고, 대만도 갔다오고 그랬었다. 특히, 대만의 경우에는 진짜 잘먹고 잘 다녀서 다음번에 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교통카드도 환불 안하고 챙겨왔다. 그 뒤에 대만족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교통카드를 뭉탱으로 받은게 함정이긴 하지만... =_=;;;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 덕분에 갈 수 있는 곳이 확 줄어든 것. 그리고 사람 마음이 다들 비슷해서 그런지, 제주도는 인기가 많아진지라 작년에 갔던 금액으로 가기는 더 힘들어졌다. 그래서 어디를 가야되나 라고 고민을 했다. 다음주에 바로 6일동안 쉬는 날이 생겨서 말이지. 연차를 2일 내서 만든거라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다닐까 생각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 주변을 다녀볼까?'라는 생각을. 무언가 '여행'을 간다는 것에 대해서 내가 너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물론 장소가 주는 낯설음이 여행의 매력이긴 하지만, 제주도 여행 중에 읽었던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이야기 했던 것 처럼 '구성원'이 아닌 '낯선이' 또는 '주변인'의 관점에서 이 주변을 바라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도 나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 때 만은 같은 공간에서 '구성원'으로서 지내는게 아니라, '주변인'으로, '관찰자'로 지내는거다. 시간이라는 차이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니, 대만에서도 혼자 잘 먹고 다녔던게 떠올랐고, 약간은 뻔뻔해졌다. 그래서 혼자서 먹고 혼자서 즐기는거에 대해서 부끄러움이 없어졌다. 오히려 당당해졌다고 해야할까. 나는 이 순간만큼은 구성원이 아니니까. 특별한 목적이 있는게 아닌, 이 시간을 즐긴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덕분에 바로 옆동네라면 옆동네지만,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올 수 있는 공간이지만, 나는 이런 행위들에 대해서 감히 '여행'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이 글의 카테고리도 '여행'으로 잡았고. 결국 내가 의미 부여 하기 나름이니까. 

     

     앞에서 십여년전에 여기를 왔었다고 했는데, 아마 군 입대하기 전에 왔었을 거다. 그 때 친누나가 먹고 싶은거 있냐고 이야기 했었고, 나도 누나도 대학생이었으며 그 때가 방학기간이었기 때문에 여기를 왔었다. 아마 그 때 사진도 찾아보면 있을 것이다. 그 때 닭강정 집에서 닭강정을 먹고, 신포우리만두 매장을 가서 만두도 먹고 그랬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알았었다. 신포우리만두 본점이 여기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왔던 시장이 '신포시장'이었던지라, 여기서 유래했었다는 것을. 

     

     상당히 오랜만에 왔는데, 그 기억, 그 장소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가웠다. 덤으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말복'이었던지라 닭강정을 포장해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닭강정을 포장해갈까 하다가, 매운걸 잘 못먹는 아버지 생각 + 닭강정은 여기서도 먹을 수 있는 - 심지어 만석 닭강정 분점이 있는 동네다. - 지라, 나중에 먹기로 하고 다른걸 포장해 가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까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공간. 신포우리만두 본점이다. 왠지 만두를 먹어야 될거 같아서 안갔지만. ㅎㅎ 아마 저기서 만두하고 쫄면을 먹었던걸로 기억한다. 아직도 그 장소 그대로 있어서 그 때의 기억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신포 시장 자체는 크지는 않아서 금방 돌 수 있다. 다만 17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이 때를 맞춰 휴가를 간 상인들이 있어서 중간 중간 비어 있는 곳이 있었다. 먹거리도 많았지만 특돈까스 덕분에 더 이상 배에 들어갈 공간이 없어 먹지를 못한게 안타까웠다. 

     

     그렇게 돌다가 슬슬 집에 가야될것 같아서 치킨을 포장하러 갔다. '신포야채치킨'으로. 

     

     

     닭강정 집과 다르게 한산했다. 아무래도 유명하고 대명사인 곳이 붐빌 수 밖에 없겠지. 그런데, 이것도 궁금했으니 한번 사봤다. 포장으로. 집가서 먹게. 복날이니 뭐라도 먹어줘야지. 복날 아닌 날도 자주 먹긴 하지만, 복날 빙자로 먹는걸 합리화 해봤다. 

     

     

     함정은 버스 옆자리에 두고 가서, 후각 테러를 했다는 점.... =_=;;;;

     다음번에는 방문해서 현장에서 먹고 가고 싶었다. 나름대로 괜춘했다. 깔끔한 맛이고. 다만, 같이 준 소스는 소스 자체가 달달하다기 보다는 살짝 매콤한 느낌이라 매운걸 싫어하는 사람이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적은 양이긴 하지만 닭 근위도 같이 들어있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ㅎㅎ

     

     

     아마, 저 주변에 돈까스 파는데가 몇 군데 있고, 궁금한 데도 몇 군데 있는지라 또 가게 될것 같은데, 그 때는 뭘 먹을지, 위를 얼마나 비워둬야 될지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접근 해야겠다. 그리고, 이런 소소한 여행을 즐기면서 올 한해는 슬기롭게 보내야겠다. 근근히 근교도 차 가지고 갔다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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