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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연해서 금방 읽힌. '착한사람을 그만두면 인생이 편해진다.'
    Reviews/Books 2020. 10. 25. 20:41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말은, 결코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뒷전으로 밀어놓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을 먼저 돌보지 않는다면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공격적인 사람은 시끄럽고 자기 의견을 무조건 고집하며 자신만을 생각한다. 반면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상대의 입장을 인정하면서 우아하게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법을 알고 있다."

     

    "거절은 나의 형편과 입장을 고려해서 뱉은 말이므로, 상대가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이든지 그건 내 문제가 아니었다."

     

    "심리학자들은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불안감으로 확대되어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난히 자주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SNS 메시지를 반복해서 확인하는 강박적인 행동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죄책감 없이 당당하게 거절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책임을 느껴서 그 사람의 부정적인 반응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친구와의 관계든 동료와의 관계든, 또는 친척과의 관계든 건강한 인간관계의 전제 조건은 명확한 경계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상대가 어떤 경우에도 함부로 침범하지 않도록 하는 태도 말이다."


     어쩌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읽으면 금방 읽힐 수도 있고, "어?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세상에 당연한게 참 많다. 일반적인 것들도 많고. 그런데 그것을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천양지차, 천지차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다 할 수 있었다면 이런 책들도 나오지 않을 것이고, 이런 이야기를 강조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심지어 이런 류들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지도 못했을테니까. 

     

     그런 의미로 이 책의 초월 번역은 개인적으로 실패라 생각한다. 한국 번역명은 "착한사람을 그만두면 인생이 편해진다." 라고 되어 있는데, 영문명은 "Art of Saying No" 이다. 즉, "거절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마냥 거절하지 않는게 '착하다'라는 것에서 착안한 것 같은데, 실제로 착하다는 이야기는 거의 못본 듯 하다. 착하다는 마음 때문에 거절을 못하는게 아니라 '미움 받지 않기 위해서' 거절을 못한다는게 정확하다고 보인다. 그런데, 원제 대로 했으면 아마 밋밋했을 것 같기도 하다. 왠지 이미 있을 것 같은 책 같기도 하고. 실제로 나도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가 "책 제목"에 이끌려서 접하게 된건 맞으니까. 그럼 역자의 의도가 그런 측면에서는 성공했다고 봐도 될려나. 

     

     어쨌든, 이 책에서도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은 같다. 아마 이런 류의 심리관련 책, 자기계발 관련 책을 본다면 공통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며 내가 먼저이다." 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타인을 무작정 배려하지 말고, 나만 잘났다고 살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타인은 나에게 배풀 수 있는 "여유"와 그럴 수 있는 "의지"가 있을 경우에만 타인을 신경쓰고, 내 코가 석자인 상태에서까지, 나 자신을 깎아가며 타인을 신경쓰거나 타인에게 베풀지 말라는 것이다.

     그 결과 타인이 나를 미워하면? 뭔가 결과가 안좋게 되면? 그런 기우같은 걱정 따위는 집어치우라는 것. 냉정하게 말해서 그건 타인이 받아들여야 되는 감정이고, 타인이 수용해야 되는 것이지 내가 그것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나에게 여유가 있다면 고려해도 된다. 고려한다고 해서 나쁜건 아니다. 오히려 좋지. 다만, 그걸 상대방이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건 착각이라는 것. 한 번 나에게서 나간 베품은 다시 어떤 형태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나만 더 힘들어진다. 마치 친한 사이에 돈을 빌려주면 다시 돌려받기 힘들거나 관계가 망가진다는 관점이라고 생각하면 될려나. 

     결국 전체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자존감, 자기효능감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내가 원하고 내가 즐겁고, 내가 행복하고, 내가 성취를 얻는다면 자존감 또는 자기효능감은 올라간다. 반대의 경우에는 내려갈 수 있겠지. 일단 내가 위태위태 하다면, 내가 힘들다면 나를 위해서 거절하는 것 또한 나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길이다. 또한 처음이 힘들지, 막상 해보면 별 일도 아닌게 많다. 기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내가 하고 있는 걱정의 대부분은 쓸데 없는 걱정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다만, 거절의 방법으로서 제시된 항목들은 모순적인 것들이 있다. 물론 상황 및 마음에 따라서 다르지만,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아니 여기서는 이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데, 뒤에서는 이렇게 하라고 하네?"라고 말이지. "결국 이게 둘러대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건 질질 끌지 말라는 것, 단호하게 말하라는 것이다. 타인에게 부탁했으면 좋겠다면 단호하게, 지금이 아니고 나중에 했으면 한다면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해달라고 질질 끌지 말고 명확하게 이야기 하라는 것이다. 결국 질질 끌게 되면 서로에게 더 안좋은 방향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니까. 마치 이별하는 과정 속에서 "이러든 저러든 헤어지자고 말하는 쪽은 상대방한테 나쁜건 똑같으니 좋게 말하든 나쁘게 말하든 상관 없다." 라는 관점이랑 비슷하달까. 말하고 나면 드는 달콤쌉싸름한 감정 또한 비슷할 듯 하다. 

     

     어떻게 해야될지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시도를 해보는것도 좋다. 하지만 시도하기 전 알아둬야 될 것이 있다. 바로 이 책은 '서양 문화권에서 먼저 나와서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라는 것이다. 즉, 문화적인 필터가 달려있지 않은 상태이니 너무 과하게는 안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점점 단체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이러한 거절의 방법을 쓰게 될 당사자는 일반적으로 단체를 중시하는 나보다 손 위엣 사람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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