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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 추억이 녹아나는 빵. 삼립 '옥수수 크림빵' [양산형빵]
    Photograph/Foods 2020. 12. 24. 00:07

     어떤 뉴스기사였나, 아니면 자료였나 어쨌든 거기서 우리나라의 빵 값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다른 비슷한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보다 비싸다는 것. 물론, 싼 빵집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빵집들은 한 5개 정도를 고르면 금방 만원을 넘기기 일쑤이다. 뭐, 통신사 할인이라든지 적립이라든지 그런걸 받으면 싸지는 경우도 많다만, 한편으로는 그런 것을 아예 기본으로 깔고 가격 측정을 하는 기분도 든다. 폰 없는 사람 없으니까. (디아블로 임모탈인줄...)

     

     그래도 옛날보다 지금의 생활 수준이 좋아졌다고 생각이 드는게, 예전에는 빵이라는 것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간식이라는 입장보다는 무언가 끼니를 대체할 수 있는 음식이라는 느낌이었을까. 그리고 케이크라는 것도 수시로 먹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날에만 통째로 먹는 느낌이었고. 그런데, 지금은 디저트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여러 종류의 빵 - 제과라고도 하지만 - 들이 팔리고 있고, 양보다는 질을 추구해서 고급화를 시킨 빵들도 잘 팔리고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는 기준에 '생존' 보다는 '생활' 또는 '문화'라는 관점이 더 깊게 관여된다면 그것은 그만큼 수준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런 용도의 빵은 존재한다. 찾기 힘들긴 하지만. 대표적인게 양산형 빵. 뭐, 양산형 빵집에서 파는 빵을 그렇게 부르기도 하지만, 나의 경우는 '아예 공장에서 제조, 포장까지 되어서 일반적인 슈퍼마켓 등에 유통되는 빵'을 그렇게 부른다. 그래도 생지라도 받아서 발효시키고 구워서 파는 빵은 아직까지는 양산형이라고 넣지 않는다. 어쨌든, 어느날 우연히 들렀던 슈퍼마켓의 (양산형) 빵 코너에서, 예전에 자주 먹었던 빵이 있어서 오랜만에 구매를 해보았다. 

     

     

     유통기한은 신경쓰지 말자. 예전에 구매한 뒤에 사진 찍어놨고, 그 뒤에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블로그를 등안시 했던것도 있으니까. 대신에 다른 공간에 생각들을 쓰긴 했었으니. 

     

     어쨌든, 어렸을 때 자주 먹던 빵 중 하나가 이녀석이다. '옥수수 크림빵'. 말그대로 양산형 옥수수 빵에 버터 크림이 발라져 있는 빵이다. 그대로 먹으면 그냥저냥 그런데, 얘의 진미는 전자렌지에 살짝 돌렸을 때라고 생각한다. 

     

     

     빵의 봉지를 살짝 열든, 아니면 열지 않든 전자렌지에 넣어서 적당한 시간 - 20초? 정도 - 을 돌려주면, 안에 있는 크림이 녹아서 빵에 스며든다. 덤으로, 크림이 녹고 수분이 가열되면서 빵이 적절하게 촉촉해지는 효과도 있다. 그냥 먹으면 퍽퍽할 수 있는 크림이 부드러워지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먹으면 맛있다. 그래서 용돈으로 자주 사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걸 먹지 않게 되었다. 아마 동네 슈퍼보다는 대형 마트를 가게 되면서, 용돈보다는 스스로 일을 해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부터, 선택과 경험의 폭이 보다 더 커졌을 때부터 그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아마, 은근 자주 가던 슈퍼마켓에서 저 빵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저 맛을 다시 맛볼 기회는 더 멀어졌을 것이고, 이런 추억을 쓰는 것 또한 더 멀어졌을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포장만 바껴서 팔고 있는걸 보면, 어딘가에서는 잊혀지지 않고 팔리는, 일종의 스테디 셀러같은 존재로 있는 듯 하여 마음이 놓이긴 한다. 내가 특이한 입맛이 아닌, 그래도 일반적인 입맛이라는 위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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