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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지리적으로 바라보기. '지리의 힘'
    Reviews/Books 2021. 1. 9. 22:32


     아마, 이 책이 흡입력있게 느껴졌던 것은 '역사'라는 것을 '지리'라는 관점에서 고찰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해석하는 관점도 여러 가지가 있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 가지 관점만을 견지하는 책은 없다. 다만 '힘을 실어서' 이야기 하는 측면이 다른 것 뿐이다. 총, 균 쇠도 그렇고, 사피엔스도 그렇고. 어쩌면 각각의 책은 '운' 이라는 것을 강조하긴 했지만 그 '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측면을 차지하는게 바로 '지형 + 기후' 라는 측면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즉, 이것들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지리'적인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 

     따라서 이 책은 그런 '지형적 요소' 들이 과거에서 부터 현재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풀어주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 한 두 가지 책보다 좋은 점은 '승자의 관점'이 아닌 '보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지역 외에 다른 지역도 골고루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 

     다만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편하게 읽히는 부분'과 '진도가 잘 빠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학교에서의 공부, 개인적인 호기심에서의 지식 습득, 게임등으로 알게 된 내용 등 상대적으로 많이 접해서 알고 있는 흔히 말하는 주도권의 문화와 역사에 관한 내용 - 유럽이나 미국쪽이겠지 - 은 쉽게 넘어가졌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주류가 아닌 문화와 역사의 내용들 - 중동, 유라시아, 동남아, 아프리카 등 - 은 쉽게 넘어가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한편으로는 지루하기도 했고. 그래도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그렇구나' 라고 넘어갈만한 지식은 제공해주는 느낌이다. 많이 알고 익숙한 것들에 대해서는 보다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관점을 제공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승자의 역사가 아닌 전체적인 세계의 역사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본다면 보다 많은걸 얻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단순한 지형적 차이 - 강이 있고 없고, 산이 있고 없고, 사막이 있고 없고, 지형이 험준하고 완만하고 등 - 이 교류의 차이를 만들고, 그것들이 문화의 차이를 만들며, 그러한 차이들이 국경의 차이를 만들기도 하고, 기술로서 그런것들이 어느 정도는 극복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차이들이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또한 그렇게 지형적 차이 때문에 만들어진 문화나 역사 등을 무시하고, 지배자의 효율성 측면에서 단순하게 '지리적 차이를 무시하고 그은 선' 때문에 아직까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런 것들이 무시할 게 못된다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건 지금의 관점에서 과거를 바라본거고 해당 시기의 시점에서 바라본다면야 그런것까지 고려해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을테니까. 시대나 상황에 따라서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게 달랐을테니. 그 때 당시에는 그저 의식용으로만 썼던 검은 물이 지금은 엄청난 부를 창출해내는 석유일줄 어떻게 알았는가. 효용성은 환경에 따라서 바뀌기 나름이니. 양이 많은게 질이 좋다고 여겨질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영어판 원제가 왠지 '지리'를 벗어날 수 없음을 더 강하게 이야기 하는 것 같다. 'Prisoners of Geography'. 직역하자면 지리의 죄수들이라고 할 수 있겠지. 결국 이래나 저래나 지리라는 감옥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기술에도 한계가 있고, 가성비가 있으며, 효율적인것도 있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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